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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대한 단상

영광스러운 첫 인터뷰

by 개발자 민디 2022. 4. 12.

 

인스타 DM으로 어떤 분께 메세지가 왔다. 개인 프로젝트로 캐나다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계신다며, 나에게도 인터뷰처럼 질문들을 해도 괜찮겠냐고 물어보셨다. 너무나도 영광이었다. 내가 뭐라고 인터뷰를...!! 

 

정성스레 작성해주신 인터뷰 질문들에, 나 역시도 찬찬히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답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혹시라도 이 내용을 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아, 허락을 구하고 블로그에 올려본다.

 


 

  1. 현재 하고 계신 일과 그동안 어떤 일들을 해오셨는지 짧게 소개해주세요.
    • 저는 현재 캐나다에 있는 아마존에서 개발자로 일을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 개발자로 취업을 했었지만, 그 당시 개발팀의 문화가 싫어서 사내 공고를 통해 UX팀으로 넘어가 UX디자이너로 일을 했었어요. 그러다 캐나다에 오게 되었고, 개발자인 남편이 캐나다 회사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는 저도 다시 한 번 개발자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1년여간의 공부 끝에 결국 어찌저찌 개발자로 또다시 일을 하게 됐네요.

  2. 인스타에서는 짧게 적고 넘어가셨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신 모습을 보고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아직도 가끔 하기 싫은 날에는 늑장을 부리기도 하고 시간 관리에 있어서 서투른 점이 많은데 시간 관리에 관련된 팁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 저도 사실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진 않아요 ㅎㅎㅎ (좀 게으르고 노는거 좋아하는 편..) 시간 관리도 잘한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팁이라고 한다면 별거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어요.
      • 매일 할 일들의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둬요. 저의 경우 아침에 긍정적인 확언하기, 요가, TEDx 영상 하나 보기, 알고리즘 문제 풀기, 그림 그리기, 책 읽기, 인스타 업로드 하기 등등 목록을 쭉 만들어서 매일 했는지 안했는지 체크를 해요. 그러면 시각적인 효과가 있어서인지 하나라도 더 체크하려고 좀 더 노력하게 되더라구요. 단, 체크를 못했다고 해서 절대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요.그리고 해당 일을 했는지 체크하는 기준을 아주 널널하게 둡니다. 예를 들어 책 읽기의 경우 책을 한쪽만 읽었어도 책 읽기를 완료했다고 표시해요. 제 자신에게 너무 빡빡하게 굴지 않는게 장기적으로 봤을때 더 꾸준히 오래 해나가기 좋더라구요.
      • 짜투리 시간을 활용합니다. 은근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면 꽤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더라구요. 예를 들어 저는 아침에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는데, 따뜻한 물을 끓이는 동안 유튜브에서 긍정 확언 영상을 보구요. 일하다가 잠시 쉴때 TEDx 영상을 봐요. 개발하다보면 빌드나 테스트를 돌려 놓을때가 있는데 이게 시간이 좀 걸리거든요. 그럴때 아이패드 갖고 와서 그림을 그리기도 해요. 화장실 갔을때에도 책 한쪽씩 읽기도 하구요 하하;
    • 저희 남편의 경우는 한시간마다 그 한시간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구글 캘린더 같은데에 시간별로 기록을 하기도 해요. 근데 저는 그 방법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저한테 잘 맞진 않더라구요. (남편은 파워 ISTJ이고 저는 파워 INFP라 그럴지도요.) 사람마다 맞는 방법이 정말 다 다른것 같아요.

  3. 제가 캐나다에서 학교 생활을 하면서 가끔씩 정신적으로 지칠 때가 오는데, 이건 아마 외국에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다 한 번씩은 느낄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상황들이 닥칠 때 민디님은 어떻게 이겨내시나요?
    • 크.. 알죠 알죠 ㅠㅠ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 먼 캐나다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생각할때가 많은데요. 그치만 결국 큰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내 마음 상태를 잘 들여다보고 나를 잘 다독이는 수 밖에요. 힘들고 지치는 마음도 결국 지나가기 마련이더라구요. (뭐 그러다가 다시 또 찾아오기도 하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럴 때마다 내가 캐나다에 와서 얻는 이점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요. 어쨌든 영어도 배울 수 있고, 자연환경도 너무 좋고, 사람들도 여유롭고, 근처에 공원들도 많고, 뭐 이런저런 좋은 점들 많잖아요. 이런것들을 다시 되새기다보면 그래, 그래도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그리고 저는 캐나다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여기 오게 되면서 사실 잘 적응도 못하고 마음 고생도 많이 했거든요. 근데 그러면서 제 자신이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한게 참 많은 것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때의 저는, (물론 지금보다 어리기도 했지만) 정말 철 없고 그저 술마시면서 노는걸 좋아했거든요. 저의 인생에 대한 고찰을 별로 해보질 않았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고생을 하게 되니 오히려 나에게 정말 행복이란 뭘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어떤 걸까,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와 같은 고민들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결론은, 힘들고 지치는만큼 나도 모르게 내면은 더 단단하고 강해지고 깊어지고 있을 거에요. 이 힘듦이 결국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거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더 위안이 되는것 같아요.

  4. 캐나다와 한국의 근무환경은 어떤 면이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 한국에서 일했던게 벌써 5년이 훌쩍 넘게 지났고, 또 한국이 최근 들어 회사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해서 요즘 어떨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그래도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요.
      • 캐나다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더 느긋하고 여유로워서 그런지 일을 많이 푸쉬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물론 회사마다 팀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요.) 이를테면 한국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그 날, 혹은 그 다음날까지는 그 문제를 해결해야 했었는데요. 여기서는 그런 일이 정말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대체적으로 야근도 한국보다 훨씬 없는 것 같구요.
      • 캐나다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더 자기주도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사실 거의 윗사람들이 시키는대로 일을 하곤 했었어요.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도 어차피 윗사람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었기에 그냥 지시하는 일만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캐나다에서는 (물론 상사가 시키는 일을 하기도 하지만) 내가 스스로 일을 벌릴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고, 그걸 회사도 더 좋아하는 느낌이에요. 자기 일을 proactive하게 하는 능력을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 한국보다 캐나다에서 사람들이 조금 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한국에서는 다같이 야근하고, 다같이 으쌰으쌰 일하고, 친목을 다지고, 이런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는 그런 분위기가 확실히 덜한 것 같아요. 근데 이건 제가 코로나 이후에 일을 시작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5. 지금 하고 계신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스킬과 자질(혹은 마음가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개발자면 개발을 잘해야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커뮤니케이션과 문서 작성 능력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대기업일수록 더 그런것 같아요. 대기업은 사람들이 훨씬 많고, 그렇기에 더 분업화가 잘 되어 있거든요. 그러니 조금 작은 회사에서는 나 혼자 다 해야 할 일을 여러 사람들이 나누어서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그 사람들과 잘 커뮤니케이션 하는 능력이 참 중요해요. 같은 의미로 문서 작성도 중요한데요. 어떤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건지를 글로 남겨놓으면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기가 더 편하기도 하고, 그 이슈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히스토리를 파악하기에도 훨씬 좋죠.

  6. 인턴이나 신입들을 보면 “아 이렇게 말고 저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와 같은 상황이 있었다면 어떤 상황인가요? // 혹은 인턴이나 신입이 가져야 할 태도나 팁 같은 것이 있을까요?
    • 사실 저도 한국에선 거의 늘 막내 직원이었고, 캐나다와서도 다시 신입 개발자로 일하고 있긴 하지만ㅎㅎㅎ 그래도 저번 회사에서 인턴들을 지도해본 경험 및 시니어인 남편의 말을 빌려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할 것. 맡겨진 일을 대충 때우기만 하는게 아니라 좀 더 자신의 일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사람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일처리도 확실히 더 꼼꼼하고 디테일하구요. 일하다보면 “내가 이런것까지도 해야하나?” 싶을 때도 있는데요. 모든 일의 경계선이 분명한건 아니니까요. 보통 그런 경계선에 있는 일은 그냥 내버려두면 다들 자기 일 아니라고 내팽개치고 안하게 될 확률이 높아요. 그럴땐 그냥 좀 귀찮고 억울해도 내가 하는게 일처리도 확실해지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당당해질 수 있어요.
      • 현명하게 질문 할 것. 가끔 조금만 검색해보고 찾아보면 나오는 내용을 그냥 무작정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어요.물론 질문을 많이 하는건 좋지만, 그 질문이 의미가 있으려면 자기가 조금은 시간을 들여 먼저 찾아보고 공부해보고, 그래도 모르겠는걸 질문해야 하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다른 사람들은 다 바쁜 경우가 많으니까, 1) 찾아봐도 정말 모르겠는 부분들을, 2)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해서 질문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xxx 이슈 관련해서 일하고 있는데, yyy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aaa와 bbb를 시도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다. 혹시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니?”라는 식으로 정리하면 상대방도 문제를 파악하고 답변해주기가 더 쉬울 거에요.
      • 일하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실수를 했으면, 절대 그냥 덮어놓고 넘어가지 말고 바로 윗사람에게 알릴 것. 괜히 문제될까봐 얘기 하는걸 미루게 되면 결국 더 큰 문제로 돌아오고 수습하기가 더 힘들어져요. 일하면서 실수는 언제나 할 수 있고 실수하는게 당연하기 때문에 (물론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되겠지만요) 실수했다고 자책하거나 무서워 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내가 스스로 수습하기 힘든 일은 윗사람과 팀에게 최대한 빨리 알리는게 최고입니다!

  7. 팀원들과 같이 일을 할 때 한 팀원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거나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 할 때는 어떻게 해결해내 가시나요? 제 과 특성상 팀플이 아주 많은데 제대로 팀플을 하지 않거나 대충 하는 조원들을 보며 회사에서는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하는지가 궁금해졌어요.
    • 음, 이건 어찌보면 회사가 학교보다 편할지도요. 회사는 어차피 개인별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본인이 제대로 안하면 결국 본인 손해거든요. 그래도 만약에 제대로 일을 안하는 사람 때문에 내가 손해를 보거나 나까지 일을 제대로 안하는 것처럼 오해를 받을 것 같은 상황이면 저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이용합니다.
      • 내가 한 일들을 팀원들과 상사에게 명확히 알립니다. 저희 팀은 매일 아침마다 자기가 어제 한 일과 오늘 할 일을 간략히 공유하는 회의를 하는데요. 그럴 때 내가 실제로 한 일들이 어떤 것들이고, 다른 사람이 일을 제대로 안해서 나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냥 공개적으로 팀에게 말해요. 예를 들어, “나는 어제 xxx 이슈에 관해서 이러저러한 일을 했어. 내가 해야 할 부분들은 다 끝냈고, Bob이 이러저러한 일들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지금 그 부분을 기다리고 있어. Bob이 끝내고나면 모든걸 통합해서 마무리할거야.” 이런 식으로요. 그럼 적어도 팀사람들이 나의 할일이 뭐였고 Bob의 할일이 뭔지 확실히 알 수 있겠죠.
      • 일을 제대로 안한 사람때문에 내 할 일이 지연되는 상황을 최대한 기록으로 남겨놔요. 증거를 모아두는거죠. 예를 들어, “혹시 지금 xxx 일 관련해서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라는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낸다든지 아니면 메신저로 메세지를 보낸다든지 등등. 팀원들이나 상사를 메일 참조에 넣거나, 팀 전체가 볼 수 있는 방에서 메세지를 보낸다면 더더욱 좋아요.

  8. 저도 언젠가는 대기업에 들어가보는게 꿈인데요!! 지금부터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 질문은 vague 하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한데요, 제가 이제 곧 대학교를 졸업하기도 하고 아직 회사생활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질문을 드려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ㅠㅠ 처음부터 대기업에 들어가기보다 경력을 쌓은 상태에서 이직을 하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참 먼 얘기이네요!)
    • 음,  OO님 전공분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대기업은 제대로 잘만 준비하면 들어가기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일단 채용하는 규모도 중소기업들보다 훨씬 크기도 하고, 채용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이 어느정도 정형화되어 있는 느낌이랄까요? 예를 들어, 개발쪽에서는 아마존, 페이스북(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등 왠만한 대기업들 채용 방식이 거의 다 비슷해요. 그래서 그 채용하는 방식에 맞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죠.
    •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건, 대기업들은 특히나 더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더십, 책임감, 팀워크, 새로운걸 배우고자 하는 의지 등등 소프트 스킬을 훨씬 중요시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저도 회사 다니면서 느낀건, 기술적인 스킬은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에요. (물론 진짜 천재같은 사람들은 소프트 스킬이 부족해도 기업에서 뽑을 수도 있겠지만, 저런 사람들은 거의 없으니까요.) 오히려 기술적인 스킬이 좀 부족해도 책임감 있고, 배우려는 의지가 충만하고, 사람들과 센스있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들이 더 인정받는것 같아요. 저만해도 그런 사람들과 일할때가 당연히 훨씬 좋구요. 회사는, 특히 대기업은 혼자 일하는게 아니라 정말 여러 사람들과 같이 일해야 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이 되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OO님도 팀플이 많다고 해서 잘 아시겠지만, 팀플을 하다보면 어떤 사람하고 같이 하고 싶어지는지, 어떤 사람하고 같이 하기 싫어지는지, 확실히 느껴지실 거에요. 같이 하고 싶어지는 사람들의 좋은점만을 쏙쏙 골라서 흡수하시면 대기업 그까이꺼 아무것도 아닐거에요!

  9. 활동 분야의 전망과 이와 관련된 민디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해요.
    • 개발자의 전망은 정말 좋죠. 앞으로도 한동안은 좋은 개발자를 찾으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되지 않을까해요. 특히 요즘같이 자동화가 점점 진행되는 시대에, 그래도 안정적인 편에 속하는 직업이기도 하구요. 사실 저는 좋아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개발자가 된건 아니고, 그냥 점수 맞춰서 어쩌다 전공하게 되고 어쩌다 개발자가 된 케이스인데,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10. 지금 하고 계신 일을 하면서 행복 또는 성취감을 느끼는 상황은 언제인가요?
    • 사실 이 질문을 보고 어떻게 답해야 할까 고민을 되게 많이 했어요. 누가 보면 아마존 같은 대기업에 다니다니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저는 아직도 제 진로와 인생 방향에 대해서 고민 중이랍니다. 그 이유는 개발하면서 사실 그렇게까지 큰 행복과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어서에요.
    • 요즘 절절히 느끼는게 하나 있는데요.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업으로 삼아서 할 때 좋고 재밌는 일들만 있는게 아니라는거에요. 아무리 내가 좋아했던거라도 그걸 일로 하게 되는 순간 어느정도는 힘들고 싫은 부분들도 생길 수 밖에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지속하려면, 그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혹은 그 일의 결과물이 나에게 정말 달콤해야 한대요. 그래야만 그 일에 따라오는 고통과 힘듦도 감수할 수 있는 인내심을 얻게 되고, 다시 또 일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 그런데 사실 개발이 저한테 그 정도의 기쁨을 주고 있진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삼십대인 아직까지도 내가 정말 잘하면서도 좋아하는, 그래서 어려움까지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 중이에요. 그러다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는게 즐겁다는걸 알게 되어서 인스타를 시작하게 된거구요.
    • 뭔가 멋있게 “저는 이러저러한 프로젝트를 멋지게 해냈을 때 아주 행복했어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저 자신을 속이는 대답과도 같아서 그냥 저의 솔직한 심정을 주절주절 썼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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