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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셋에 신입이면 좋은 점 돌고 돌아 다시 개발자로 일을 제대로 시작한지 이제 일년 반 정도 지났다. 한국에서 계속 일했으면 책임(과장)급이 되고도 남을 나이에 신입 개발자로 일하려니 조금 쑥스럽기도 한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약간의 부끄러움만 극복하면 생각보다 좋은 점들이 많다! 1. 마음 편히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건 마치 인생 2회차인 것처럼 신입 2회차지 않은가. 회사 생활에 대해 이미 아는게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다. 대학 졸업하고 처음으로 일을 시작할 때는 회사 생활이 처음이라 긴장이 바짝 들어가 있었다. 실수할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이건 이래도 되는지, 저건 저래도 되는지 모르는것 투성이었다. 회사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야 하고, 상사에게 보고는 어떻게 해야 하며, 이메일은 어떻게 써야하는지 등등 .. 2021. 12. 13.
어쩌다보니 개발자 12: 세상 참 내뜻대로 안되네 알고보니 이러했다. 일단 밴쿠버에는 개발자 일자리가 많이 없는 편이다. 그나마도 Co-op이라고 불리는 인턴 제도가 발달되어 있어, 회사들에서는 인턴으로 먼저 사람을 뽑은 후 그 중에서 괜찮은 사람들을 정직원으로 전환시키는 형식으로 주니어를 뽑는다. 그래도 모자라는 경우에는 주니어 일자리 공고를 내게 된다. 그러다보니 주니어 공고가 별로 없다. 그러나 매해 밴쿠버에 있는 4년제 대학, 2년제 대학, 온갖 개발 학원들을 통해 개발 지원자들은 계속 쏟아져 나온다. 그러니 주니어 일자리가 한번 올라오면 지원자들이 미친듯이 몰려드는 것이다. 그래서 난 그날부터 구인 사이트에 올라오는 신입 개발자 일자리란 일자리는 다 지원했다. 보아하니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수십개의 회사에 지원을 했는데 답변이 온 곳.. 2021. 12. 9.
어쩌다보니 개발자 11: 지난했던 공부의 끝은 희망일 수 있을까 -삐비비빅 삐비비빅 알람 소리가 울린다. 아침 7시. 기지개를 켜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 한 잔 마시고, 곧바로 아침 운동을 한시간 한다. 개운하게 샤워하고 나와서 커피 한 잔 내려 자리에 앉아 그날의 공부를 시작한다. 시작은 무조건 알고리즘 문제부터. LeetCode(영어로 된 알고리즘 문제 사이트)에서 랜덤 문제 하나씩을 풀며 머리를 깨운다. 보통 30분, 어려운 문제는 풀이까지 보다보면 한시간이 훌쩍 지난다. 잠시 쉬었다가 바로 전공 공부를 한다. 전공책을 읽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동영상으로 찾아 보거나, 미국 유명 대학에서 제공하는 강의를 보기도 한다. 초반에는 자바를 비롯한 언어공부와 자료구조 및 알고리즘 같은걸 주로 공부했고, 점차 디자인 패턴, OS,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의 과목들로.. 2021. 12. 7.
어쩌다보니 개발자 10: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지 우여곡절 많았던 첫 회사를 그만두고,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주로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야할지, UX를 계속 해야할지 말아야할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렇게 고민하게 된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 영어. 이미 한번 언급한적 있듯이 UX는 주로 말로 컨셉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이번 회사를 다니면서도 뼈저리게 느꼈다. 문제는 나의 영어 실력이 너무나 초보적이라는데 있었다. 쉬운 영어로 떠듬떠듬 설명하려니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져보일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케이 동생의 얘기를 듣고 이 고민은 더 깊어졌다. 케이의 동생도 UX를 공부해서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대기업 UX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동생이 일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영어 때.. 2021. 12. 5.